어제 발표된 3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월 기록(7819억원)을 또 경신했다. 반면 3월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16년 만에 최저여서 이런 추세라면 고용보험의 기본틀이 흔들릴 판이다. 고용보험 밖의 자영업자와 불완전 고용 상태로 전락한 휴직자 등을 감안하면 ‘실업 대란’이 어디까지 갈지 가늠조차 어렵다.
수출과 고용뿐 아니라 생산 투자 소비도 온통 악화일로다. 늘어나는 부채에 기업심리지수 같은 지표도 ‘최악’이다. 지난주에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이 ‘0명’이라는 믿기 어려운 집계도 나왔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8만9189명이었다. 항공·관광산업이 정지되면서 롯데면세점의 특정 명품점 매출은 지난 1월 74억원에서 지난달 1억4000만원으로 줄기도 했다.
추락하는 경제지표와 통계수치를 대자면 끝이 없다. 숫자 보기가 두려울 지경이다. 그렇다고 공포에만 젖어 있을 수는 없다. 다급한 방역 사정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무한정 지속할 수도 없다. “코로나로 죽으나 가만히 있다가 굶어 죽으나…”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시 움직여야 하고, 어떻게든 경제를 살려내야 한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침체돼왔던 취약한 경제가 대전염병으로 더욱 어려워지면서 정부에 대한 기대 심리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금융·자금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돈을 적게 들이고 경제를 살리는 길은 규제개혁뿐이다. 투자와 소비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간 경제단체들이 건의해온 규제혁파 방안을 파격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경제가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한시적 완화여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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