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타고 '웹툰 3대장' 주가 급등…드라마·플랫폼에도 돈 몰려

입력 2020-04-13 17:24   수정 2020-10-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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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콘텐츠 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프로스포츠와 영화, 연예기획사 등 대면 접촉이 필요한 전통 강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웹툰과 드라마 제작사 등이 ‘언택트(비대면)’ 바람을 타고 떠오르고 있다. 국내 콘텐츠 회사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콘텐츠 제작사와 이를 유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향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웹툰의 재발견

키다리스튜디오, 디앤씨미디어, 미스터블루는 ‘웹툰 콘텐츠제공업체(CP) 3대장’으로 불린다.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이들은 주식시장이 저점을 찍은 지난 3월 19일 이후 주가가 각각 130.67%, 37.16%, 93.03% 급등했다. 국내 웹툰 시장을 대표하는 CP로, 웹툰과 웹소설을 발굴해 작가를 관리하고, 플랫폼과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한다. 웹툰은 음악, 영화 등과 달리 대부분 소비가 대면 접촉이 없는 온라인을 통해 이뤄져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주요 콘텐츠로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올해 한국 웹툰시장 규모가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웹툰 관련 기업이 시장에서 재평가받는 이유는 테마주에서 벗어나 탄탄한 수익모델을 갖추고 수출도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디앤씨미디어는 작년 매출 421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웹툰의 또 다른 강점은 확장성이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소설, 드라마, 영화, 공연 등이 모두 가능하다. 이를 감안하면 웹툰 제작사의 실적과 영향력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동영상, 음악에 이어 웹툰이 수익을 창출하는 콘텐츠로 새롭게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한한령 완화 수혜 기대되는 드라마

과거 중국 수출에 힘입어 잠깐의 봄을 맞이했던 드라마 업계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는 새로운 유통망에 기대 몸집 불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을 포착한 것은 주식시장이다.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주식시장이 폭락한 3월 이후 2.37% 올랐다. 반면 모회사인 CJ ENM과 같은 CJ 계열사 CJ CGV 주가는 같은 기간 -15.42%, -4.66% 하락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최대 OTT인 넷플릭스는 총 25편 이상의 한국 드라마를 국내 제작사로부터 구매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준으로, OTT 활성화로 제작사 실적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작년의 두 배(593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성장을 예측하는 또 다른 호재는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 완화다. 2016년 한한령 이후 한국 드라마에 빗장을 걸어잠근 중국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OTT 유쿠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다시 열었다. 아직까지는 2016년 이전 드라마만 시청 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기점으로 중국 OTT들이 국산 드라마 구입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소식에 13일 주식시장에서 SM C&C(25.60%), YG PLUS(16.80%), 초록뱀(2.15%) 등은 일제히 상승했다.

콘텐츠 플랫폼, 인프라로 거듭난다

웹툰과 드라마가 언택트 시대의 주력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콘텐츠를 발굴하고 유통하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는 매년 매출 고성장 속에 수익성 개선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한국 콘텐츠 유통 생태계를 개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가 최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웹툰업계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는 각각 ‘너에게만 무료’ ‘기다리면 무료’라는 부분 유료 수익모델을 도입했다. 웹툰 한 회를 본 뒤 일정 시간을 기다려 다음 회를 무료로 보거나, 유료 구매를 통해 더 빠르게 보게하는 모델이다. 이 서비스로 대규모 매출을 일으켰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00여 개국에서 웹툰 앱 수익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웹툰·웹소설을 통해 29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범진/한경제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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