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FA반도체는 지난해 58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4579억원) 대비 28.6% 증가했다. 설립 후 최대 매출이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후퇴했지만 필리핀 법인의 서버 디램(DRAM) 후공정 물량이 늘고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처리하는 범핑의 생산라인이 안정화된 영향이다. 지난해 SFA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은 6.6%에 달했다. 4년 전인 2015년만 해도 SFA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은 1.5%에 그쳤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 신용도도 빠르게 높아졌다. 한국기업평가 기준으로 2014년 투기등급인 BB+였던 SFA반도체의 기업 신용등급은 2017년엔 투자등급인 BBB-로 올랐다. 지난 7일엔 BBB로 한 단계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라이징 스타(투기등급 탈피 기업)로 올라선 뒤에도 꾸준히 신용도 개선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SFA반도체는 반도체산업의 후공정 분야인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1998년 삼성전자 온양공장을 모태로 STS반도체통신이라는 사명으로 분사해 설립됐다.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70%를 웃돈다. 2015년 6월 관계사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개선 작업)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자동화 설비업체 SFA가 지분을 인수하고 재무 지원을 단행하면서 2015년 9월 워크아웃이 조기 종결됐다.
SFA에 인수된 뒤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수주 전략을 취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했다. 2015년 말 946명이던 직원은 지난해 말 681명까지 줄었다. 매출이 줄더라도 수익성을 높이자는 게 SFA반도체의 목표였다. SFA반도체를 짓누르던 과중한 차입 부담도 SFA의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인수 덕분에 완화됐다. 보수적인 투자 정책으로 잉여현금을 창출하면서 차입금 순상환이 이어졌다. 2014년 말 4275억원에 달하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1261억원까지 낮아졌다.
체질개선을 이룬 결과 모기업인 SFA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SFA는 SFA반도체 지분 47.93%를 보유하고 있다.
김승범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SFA반도체의 주력인 서버 디램은 올 상반기까지 수요가 양호하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비메모리 범핑 사업 확장이 외형을 떠받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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