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업체 대만 TSMC에 애플이 올 가을 출시를 목표로 잡은 5세대 이동통신(5G) 채택 '아이폰12'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작을 추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이달부터 세계 최초로 5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칩 양산에 나선다.
13일(현지시간) 현지 경제매체 타이완이코노믹데일리 등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TSMC에 아이폰12 AP인 'A14 바이오닉'칩을 주문했다. A14 칩은 TSMC 5나노 라인에서 제작될 예정이다.
TSMC는 현재 5나노 라인 가동이 임박했다. TSMC는 지난해 말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에서 5나노 공정 평균수율이 80%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 초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계획 차질 우려가 나왔지만 TSMC는 계획대로 이달 내 라인을 돌릴 예정이다. TSMC에 따르면 5나노 공정은 기존 7나노에 비해 제품 성능은 15% 향상되고 전력 사용량은 30% 감소한다.
애플은 앞서 2018년 출시된 아이폰Xs의 'A12' 칩은 TSMC 7공정에서, 2019년 나온 아이폰11 시리즈 'A13' 칩은 TSMC의 향상된 7나노 공정에서 제작됐다. A14 칩은 직전 칩에 비해 저전력 고성능으로 개선된다.
다만 아이폰12가 예정대로 출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제프 푸 GF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2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당초 계획한 올 가을이 아닌 연말께나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 초기 단계인 엔지니어링 테스트부터 이미 예정보다 지연됐다는 이유에서다.
다니엘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애플은 보수적으로 출시일을 변경해 아이폰12가 올해 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TSMC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올 1분기 약 12조5600억원(3105억9700만 대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40%가량 성장해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파운드리 산업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성장한 가운데 TSMC는 작년 1분기 48.1%에서 4분기 연속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상승해 54.1%까지 올라왔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5.9%로 전년 보다 3.2%포인트 줄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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