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 확산 초기부터 철저한 자체 방역시스템을 가동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이 눈길을 끈다.
충남 당진의 리튬일차전지 제조기업인 비츠로셀(대표 장승국)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속히 확산하기 전인 지난 2월 19일부터 회사 운영 시스템을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고 14일 밝혔다.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 20일보다 앞서 모든 임직원이 회사의 비상대응 메뉴얼을 업무에 적용한 결과 현재까지 유증상자나 감염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유증상자 발생 시 접촉자와 밀접 근무자 대기할 수 있는 격리 장소를 별도로 마련하고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에 즉시 연락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모든 직원에게 마스크와 비상약품, 운동기구를 지급하고 매주 수요일에 면역력을 높이는 식단으로 특식을 준비했다.
임직원들의 국내·외 출장은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고, 회사 출입 시 체온측정을 의무화했다. 서울사무소와 당진공장, 기숙사, 계열사에 열화상 카메라 5대와 체온계 15대를 배치해 감염자 선별을 위한 상시 측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중교통 이용자와 임산부는 재택근무로 변경하고, 주기적인 소독 및 방역 활동도 벌였다.
또 바이러스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회식 및 외부 활동 금지, 식사나 회의 시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퇴근 및 주말에 외출 자제 등을 권고했다. 유증상자 발생에 대비해 매달 한 차례 모의 훈련을 하고 거래처에는 비상대응 메뉴얼을 배포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이 회사는 미국과 유럽의 경쟁사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과 달리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해 올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은 302억원에서 308억원(2.2%), 영업이익은 42억원에서 58억원(38.9%), 당기순이익은 38억원에서 49억원(28.0%)으로 증가했다.
이 회사는 전자식 전기·가스·수도계량기 등 스마트미터기의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무전기, 야시경, 전자식 무기 같은 첨단 군수장비와 가스·오일 시추 장비에 특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장승국 대표는 “전체 400명의 임직원 모두가 회사의 비상경영 시스템을 철저히 준수해 국내 및 세계경제가 얼어붙는 위기에서도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경제 위기에서도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높은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