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 4명(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의 후임자 후보로 이들 4명을 추천받았다고 16일 발표했다. 조 교수는 기획재정부, 고 위원은 한은, 주 교수는 금융위원회, 서 원장은 대한상의에서 추천했다. 이들은 오는 21일 금통위원에 임명될 예정이다. 조 교수와 서 원장의 임기는 4년, 고 위원과 주 교수의 임기는 3년이다.
이들은 다음달 금통위부터 이주열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 겸임)와 윤면식 부총재(당연직 금통위원), 지난해 5월 임명된 임지원 위원과 함께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된다.
조 교수와 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설계에 깊이 관여한 친정부 인사로 꼽힌다. 조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경제분석관을 지냈으며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생각’ 소장으로 일했다. 2018년 이 총재 연임 과정에서 유력한 경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2017~2019년 주미 대사를 지냈다.
주 교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 의장으로 활동하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그를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달 한 언론 기고문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여력 면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낫다”며 “한은의 양적완화 조치도 이제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고 밝히면서 한은에 더욱 과감한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서 원장은 1988년 한은에 입행한 뒤 2013년 한은 최초로 여성 부총재보에 오른 인물이다. 한은 근무 시절 통화정책 운용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다. 서 원장은 이날 “한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조속한 회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2016년 4월 금융위 추천으로 금통위원에 임명된 데 이어 이번에 한은 추천을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위에서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한은은 고 위원을 추천한 이유로 “금통위원 과반수가 한꺼번에 교체되면서 훼손될 수 있는 통화정책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한은이 고 위원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이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금통위원으로 추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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