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주상영·서영경…금통위원에 새로 합류

입력 2020-04-16 12:03   수정 2020-04-17 01:27

앞으로 3~4년간 한국의 기준금리 조정 등 통화정책을 결정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새로운 진용이 드러났다.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이 금통위에 새로 합류한다. 고승범 금통위원은 한은 사상 처음으로 연임한다.

한은은 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 4명(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의 후임자 후보로 이들 4명을 추천받았다고 16일 발표했다. 조 교수는 기획재정부, 고 위원은 한은, 주 교수는 금융위원회, 서 원장은 대한상의에서 추천했다. 이들은 오는 21일 금통위원에 임명될 예정이다. 조 교수와 서 원장의 임기는 4년, 고 위원과 주 교수의 임기는 3년이다.

이들은 다음달 금통위부터 이주열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 겸임)와 윤면식 부총재(당연직 금통위원), 지난해 5월 임명된 임지원 위원과 함께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된다.

조 교수와 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설계에 깊이 관여한 친정부 인사로 꼽힌다. 조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경제분석관을 지냈으며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생각’ 소장으로 일했다. 2018년 이 총재 연임 과정에서 유력한 경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2017~2019년 주미 대사를 지냈다.

주 교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 의장으로 활동하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그를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달 한 언론 기고문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여력 면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낫다”며 “한은의 양적완화 조치도 이제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고 밝히면서 한은에 더욱 과감한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서 원장은 1988년 한은에 입행한 뒤 2013년 한은 최초로 여성 부총재보에 오른 인물이다. 한은 근무 시절 통화정책 운용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다. 서 원장은 이날 “한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조속한 회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2016년 4월 금융위 추천으로 금통위원에 임명된 데 이어 이번에 한은 추천을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위에서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한은은 고 위원을 추천한 이유로 “금통위원 과반수가 한꺼번에 교체되면서 훼손될 수 있는 통화정책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한은이 고 위원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이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금통위원으로 추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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