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쪽에 자리 잡은 농협은행 안산도매시장점은 일대 소상공인의 ‘동아줄’이다. 이 지점엔 요즘 대출 신청을 위해 모인 소상공인들이 긴 줄을 선다. 코로나19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해 정부가 대출 이자 일부를 부담해주는 초저금리 대출(연 1.5%, 1년, 최대 3000만원 한도)이 집행된 지 3주째. 이 지점은 지점장도 창구에서 서류접수를 하는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은행원들은 손님이 오면 대출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미비한 서류를 보완해달라고 요청한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에 정부가 추가로 이자를 부담해주지 않을 경우 이자가 오를 수 있다고 안내하는 것도 은행원의 몫이다. 지점은 ‘1분 1초’를 아끼기 위해 대출 안내·접수·서류 작성·실행까지 단계별로 담당자를 두는 분업 체계를 만들었다. 대출 상담 건수는 하루 40~50명가량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의 세 배로 늘었다. 초저금리 대출을 받은 한 고객은 지점을 나서기까지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피해를 본 개인에게도 대출 원금 납부를 최대 6개월 연장해주는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선뜻 동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 간 시스템 연계가 부족해 지원 대상이 아닌 ‘다중채무자’를 가려내기 어렵고, 지점이 없어 고객 응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점망이 촘촘한 은행들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초저금리 대출 집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 농협은행이 대표적 사례다. 농협은행은 은행 중 가장 많은 1100여 개 지점을 갖고 있고, 광역시를 제외한 도·농 지역 지점 비중도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피해가 심화되면 은행 역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개인대출 만기 연장을 해주는 코로나19 추가 조치가 시행되면 은행들도 코로나 피해 여부를 가려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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