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기업 환경 변화에 대응…新성장동력 발굴

입력 2020-04-20 15:19   수정 2020-04-20 15:22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LG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경영위험(리스크)을 관리해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LG는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힘을 쏟고 변화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서비스해 위기를 극복해나갈 계획이다.

○빅데이터 연계한 ‘스마트 가전’ 출시

LG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계하고, 제품 간 연결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스마트 가전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스마트가전은 가전제품에 빅데이터가 연계된 인공지능(AI)을 더한 제품이다. 커넥티드카 등 집 안팎의 경계 없이 일상생활을 스마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인공지능 솔루션을 구축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산업용부터 서비스용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관련 솔루션을 계속 개발 중이다. 올해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레스토랑 운영 및 관리 로봇 솔루션 서비스인 ‘LG 클로이 다이닝 솔루션’을 공개했다.

식당 관련 데이터솔루션도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보는 분야다. 예컨대 식당 방문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재방문 고객을 인식해 선호하는 메뉴 및 좌석을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김상배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교수와 손잡고 차세대 로봇기술을 개발하기로 하는 등 로봇 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와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 관련 기업과 스타트업이 몰려 있는 미국 보스턴에 ‘LG 보스턴 로보틱스랩(LG Boston Robotics Lab)’을 설립해 기술 연구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도 강화할 계획이다.

○R&D 투자로 배터리 세계 1위 달성

LG화학은 3세대 전기차(500㎞ 이상)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말까지 배터리 생산 능력을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170만 대(100GWh)로 확대할 예정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해 올해 시설투자(CAPEX) 6조원 중 3조원을 배터리 사업 분야에 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고객과 긴밀하게 협조해 공급 물량을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을 위해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내재화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위기 상황에서도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R&D 투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위기를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최근 매년 3000억원 이상을 배터리 R&D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LG화학은 1만6685건(2019년 3월 31일 기준)의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OLED 신공장 가동으로 격차 벌려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경기 파주에서 생산하던 대형 OLED를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도 생산할 예정이다. OLED의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한국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양산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을 계기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확실히 벌릴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5G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5G를 기반으로 클라우드와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인 ‘U+5G 서비스 3.0’을 선보이는 것을 추진 중이다. 고객 생활 스타일 변화에 따른 통신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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