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등교해 저녁 늦게 집에 오는 일도 마지막인 한 해이지만, 첫 시작부터 이렇게까지 학교가 그리울 줄은 나도 몰랐다. 하긴 4월 이때면 중간고사에 연연해 세상 바뀌는 줄 모르고 지냈던 게 근 10년인데, 컴퓨터로 친구들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하지만 혼란스러워할 시간도 없는 게 사실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고3이라는 말에 누가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20~30대가 지나면 더 중요한 날이 오겠지만, 인생을 바꾸는 데 고3만 한 때가 없다고 하면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인다. 한 문제를 더 맞히느냐에 등급이 갈리고 대학이 바뀌는데, 동네 깡패도 고3 때는 공부한다는 게 그냥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지금 기사를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한 문제를 더 풀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불안감만 더 커진다. 그래도 1년 뒤 지금이면 누구보다 밝게 웃으며, 흩날리는 꽃을 바람 삼아 새롭게 펼쳐질 사회를 향해 나아갈 모습을 생각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고3, 가장 힘든 시기라고는 하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도, 취업준비생, 직장인, 자영업자 모두 누구 하나 힘들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힘내란 말밖에 하지 못하겠지만 서로 힘을 모으다 보면 무슨 일이든 못 이뤄낼까.
열아홉, 마지막 10대를 보내고 있는 우리의 마음에도 어서 봄을 맞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에게도 따스한 봄이 오기를 바란다.
최주현 생글기자(부산진여상 3년) wotjd11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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