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유방암 수술을 받은 55세 이하 폐경 전 여성 910명을 대상으로 보조항암치료를 진행한 뒤 5년간 골밀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1년 안에 척추와 대퇴골 골밀도가 세 배 넘게 줄었다. 5년이 지나도 골손실 상태는 이어졌다.
조기 유방암 환자는 별다른 치료 없이 종양 크기 변화를 관찰한다. 이들 외에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종양 상태에 따라 화학적 항암치료를 받거나 유방암 치료약물인 타목시펜을 복용한다. 난소억제주사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연구팀이 분석했더니 여러 보조항암치료 중 화학적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골 손실이 가장 컸다. 화학요법 후 유방암 치료약물을 추가 복용한 환자는 골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타목시펜 성분의 약물이 화학요법으로 인한 나쁜 영향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골손실은 5년이 지나도 계속됐다. 다만 골밀도 감소폭은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뒤 1년 안에 가장 컸다. 5년이 지난 뒤에는 다소 줄었다. 보조항암치료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월경이 멈춘다. 난소가 젊은 55세 이하 유방암 환자는 치료 후 1년이 지나자 차츰 월경을 다시 시작했다. 월경을 한다는 것은 골형성에 도움을 주는 여성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50대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는 남은 인생이 길고 가정과 사회에서 중요한 일들을 많이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암 완치를 넘어 유방암 극복 이후 삶의 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힘든 항암치료를 잘 이겨냈다면 이후에는 건강한 상태로 활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뼈건강 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유방암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