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그냥 의원 말고, 좋은 의원이어야

입력 2020-04-19 18:19   수정 2020-04-20 00:12

나라의 임원이 바뀌었다. 300명의 새 임원이 출발선에 섰다. 국회의원은 국가의 임원이다. 그들의 역할은 기업 임원의 역할과 닮아 있다. 다른 시대에 살아도 운명의 패턴이 같다는 이른바 ‘평행이론’이다.

첫째, 성과가 없으면 집으로 간다. 임원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은 ‘고 홈(Go home)’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밥값’을 못하는 임원 대다수는 2년 안에 집으로 간다. 의원도 그렇다. 입으로 내뱉은 약속을 성과로 돌려주지 못하면 재선은 없다. 4년 뒤 쓸쓸히 집으로 간다.

둘째, 확증편향을 경계해야 한다. 확증편향에 빠진 임원은 도태된다.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증거는 회피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내가 해봐서 다 아는데”를 외치며 경험의 덫에 걸린다. 앞으로 뻗어나가지 못한다. 의원도 그렇다. 재선, 3선, 4선을 했다 한들 장기간의 의정 경험이 외려 독(毒)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국민의 소리는 늘 옳다.

셋째, 외로움을 묵묵히 견뎌내야 한다.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외로움은 짙어진다. 임원이 됐을 뿐인데 한결같던 사람들이 중요한 정보를 감춘다. 1 대 1 만남을 가지면 만천하에 회자된다. 단순한 만남도 입방아에 오른다. 의사결정의 책임을 홀로 짊어져야 하니 더 외롭다. 의원도 그렇다. 국가의 임원이든, 기업의 임원이든 외로움은 리더의 숙명이다. 홀로 밥을 먹을 수 있는 ‘혼밥 역량’이 필요하다.

넷째, 상하좌우를 살피며 걸어야 한다. 피라미드의 상층부에 가까워진 사람들의 눈은 안타깝게도 위를 향한다. 인사권자, 결정권자, 수장의 행간을 읽느라 바쁘다. 세련된 아부를 선보이느라 시끄럽다. 좋은 임원은 함께하는 동료, 구성원에게 눈을 돌린다. 의원도 그렇다. 의결 능선을 넘기에 급급하기보다 상하좌우를 살피며 묵묵히 나아가야 한다. 국민은 그냥 의원 말고 좋은 의원을 바란다.

김혜영 < 고려사이버대 외래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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