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량 진단키트를 양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규제당국인 식품의약국(FDA)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CDC가 진단키트를 제조할 때 자체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FDA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한 애틀랜타 소재 CDC 산하 연구소 3곳 중 2곳에서 연구원들이 출입할 때 옷을 갈아입지 않거나, 코로나바이러스 샘플 검사와 진단키트 분류를 같은 곳에서 진행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CDC가 자체 제조 수칙을 지키지 않고 만든 진단키트 중 일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오염돼 검사를 정확히 해내지 못했다고 FDA는 지적했다. 음성 반응이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오는 불량 키트를 CDC가 미국 전역에 보급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WP는 CDC가 1월말 미 전역의 공중보건 연구소 26곳에 첫 진단키트 물량을 보냈는데 이 중 24개 연구소에서 잘못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고도 정제수만 들어있고 유전자물질은 없는 음성대조군 검체에 테스트를 했더니 엉뚱하게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것이다. WP는 CDC의 진단키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원한 진단키트에서 한 가지 를 더 추가해 총 세 가지 요소를 검사하는데, 이 추가된 요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FDA 당국자들은 2월 말 애틀랜타의 CDC 연구소 본부를 찾아 진단키트 생산을 그만하라고 권고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CDC는 전국 연구소에 배포하기 위해 만들려던 진단키트 생산을 위해 외부 업체와 접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CDC가 코로나19 검사 지연을 악화시켰다며 74년 역사에 비할 데 없는 바닥을 쳤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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