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19일(현지시간) 현재 누적 확진자가 4만명을 넘었다. 누적 확진자 수로는 세계 10위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78개 지역에서 606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전체 누적 확진자는 4만285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도 확진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틀 전 4000명대에 진입한 뒤 이날 6000명대를 돌파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추가 확진자 3570명이 나오면서 누적 감염자는 2만4324명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709명, 중부 니줴고로드주에서 129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1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도 하루 새 48명이 추가되면서 모두 361명으로 늘었다. 정부 대책본부는 현재까지 확진자 중 3291명이 완치됐으며, 전체 검진 검사 건수는 194만건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검진 검사 수는 13만건에 달한다. 대책본부는 전체 확진자의 43%가 무증상 감염자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날 누적 확진자 수로 벨기에(3만8496명)를 앞서면서 세계 10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앞세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에 맞춘 대국민 축하 메시지에서 "우리는 건강하고 강력한 경제, 과학적 잠재력, 필수 보건 자원 등 모든 것을 갖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 세친 의대 기생충학·전염병 연구소 소장 알렉산드르 루카셰프 박사는 "러시아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8% 수준이라면서 유사한 확진자 규모에서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보였던 치명률에 비해 훨씬 낮다"고 밝혔다. 이어 "경증 환자의 효율적 확진과 의료기관의 시의적절한 대처 등이 코로나19 치명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스크바시는 확진자가 집중되면서 전 주민 자가격리 조치와 차량 통행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식료품이나 약품 구매 등 필수 사유 없이 자가 격리를 위반하거나 통행증을 발급받지 않고 차량을 운전하다 적발되면 범칙금 등 행정처분을 받는다. 22일부터는 교통경찰이 직접 하던 차량 통행증 확인 단속을 시내 도로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로 진행한다.
모스크바시 당국은 부활절인 이날 교회를 방문하는 신자들도 자가격리 조치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재택 예배를 권고했다.
한편, 러시아와 이웃한 옛 소련권 국가들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선 이날 현재 5449명이 발병해 141명이 숨졌고, 벨라루스에선 4779명이 감염돼 45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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