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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화장품기업 로레알의 지난 1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던 예상은 뒤집혔다. 3월 판매가 크게 늘며 1, 2월 감소분(-14.4%)을 만회했다. 중국에서 ‘보복적 소비’가 현실이 되고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 소비 관련 주식이 반등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 기대는 커지고 있다.
명품 화장품 의류 판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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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을 거느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최근 “대부분 브랜드의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세계 최대 명품시장인 중국이 살아난다는 소식에 LVMH와 에르메스 주가는 지난달 저점에서 지난 17일까지 각각 24.33%, 30.44% 올랐다. 화장품도 보복적 소비의 대표 품목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장 폴 아공 로레알 회장은 “중국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기업 가운데는 고급 술 마오타이주를 판매하는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주가가 보복적 소비 강도를 보여주고 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지난달 19일 996위안으로 연중 저점을 찍은 뒤 한 달 만에 23.22%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자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정상화됨에 따라 고급 술 소비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LG생활건강 등도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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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대표적이다. LG생활건강은 이달 들어 12.6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폭(8.19%)을 웃돌았다. 호텔신라(12.62%) 등 면세점주, 파라다이스(19.31%) 등 카지노주도 이달 들어 돋보이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내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수출이 증가하고 따이궁(보따리상)의 방한이 늘어 화장품 판매와 면세점 매출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갈 전망”이라며 “관련 종목은 매출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지만 이런 전망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중국 비중이 큰 패션주 F&F(22.03%), 엔터주 JYP엔터테인먼트(17.13%) 등도 이달 들어 주가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소비 흐름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중국 외 다른 나라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의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 경기부양책 기대감
보복적 소비 현실화에 이어 중국 정부가 조만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 중국 관련 소비재주는 더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4조위안을 풀었다. 그 결과 중국은 10%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국내에서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산업이 호황을 맞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에 중국 정부가 푸는 돈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문제의 원인이 중국 밖에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 안에 있다”며 “최근 주요 국가들처럼 중국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0~20% 정도의 돈을 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작년 중국 GDP는 99조865억위안이었다. 10%만 풀어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배가 넘는 약 10조위안에 달한다.
다만 소비가 크게 한 번 몰아친 뒤 소강 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은 위험 요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복적 소비는 주로 사치품이나 기호품을 대상으로 하는데 국내에서 이런 종목은 많지 않다”며 “백화점주만 해도 사치품·기호품 외 다른 품목의 소비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으면 실적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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