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2번 A장조’는 1번과 3번의 슬픈 정조와는 달리 밝고 서정적인 곡이다. 브람스가 1886년 스위스 툰 호수 근처에서 친구, 동료 예술가들과 즐거운 여름을 보내며 이 곡을 작곡했다. 이런 환경과 정서가 곡에 배어난다. 브람스 특유의 쓸쓸함이 이따금 드러나지만 전체적으로는 경쾌하고 목가적이다. 대위법을 사용한 곡 전개로 연주 난도가 높은 곡으로 꼽힌다.
송현민 음악평론가는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브람스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두드러진 곡”이라며 “수준 높은 곡인 만큼 기교나 곡 해석력 등 연주자의 실력을 잘 드러내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클래식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음악가들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연주 무대가 잇달아 마련된다. 박규민(바이올린)과 문재원(피아노)이 오는 23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김다미(바이올린)와 문지영(피아노)이 28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이 곡을 연주한다. 두 공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관중·온라인 생중계로 열린다. 실황으로는 못 듣지만 누구나 연주 시간에 접속하면 들을 수 있다. 이어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다음달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듀오 리사이틀에서도 이 곡이 연주된다. 독주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이 어떤 호흡으로 브람스 2번을 해석해낼지 비교해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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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영은 “슈만 공연을 할 때 처음으로 합주를 했는데 호흡이 잘 맞았다”며 “다음에는 슈만과 친한 브람스 곡을 함께 연주하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김다미는 “브람스 곡은 구성이 완벽하게 짜여 있어 연주하기 부담스러웠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브람스를 더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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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연주자는 미국 필라델피아 커티스음악원을 함께 다닐 때 듀오 무대에 올랐다. 이번 무대는 두 사람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무대다. 다만 공연이 예정대로 열릴지는 미지수다. 마스트미디어 관계자는 “대만에 머물고 있는 레이 첸이 코로나19 검진을 받고난 뒤 공연 진행 여부가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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