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개조하라더니…세금폭탄에 이중과세 '논란'

입력 2020-04-21 08:00  


 -올해 2월부터 차종 확대된 캠핑카 튜닝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부가세 등 세금 종류 늘어나
 -세금폭탄 우려 및 이중과세 지적 피할 수 없어

 올해 2월 말부터 캠핑카 튜닝 차종이 확대된 가운데 개조 및 등록에 따른 각종 세금이 추가돼 소비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세수 확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세금 규정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새로운 캠핑카 법을 시행했다. 기존에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만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었지만 바뀐 개정안은 승용과 화물, 특수 등 모든 차종에서 캠핑카 튜닝이 가능하다. 문제는 법안이 개정되면서 늘어난 세금의 종류다. 기존에는 개조 비용에 따른 부가가치세 10%만 내면 됐지만 지금은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등을 추가로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개정 후 현행 세금을 살펴보면 차 값과 개조 비용을 더한 값의 5%를 개별소비세로 내야 한다. 또 개별소비세의 30%를 교육세로 내야 하고 개조 비용과 개별소비세, 교육세를 더한 값에서 10%의 부가가치세를 추가로 내야 운행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0만원짜리 차를 가지고 400만원어치 캠핑카 개조를 했다면 기존에는 개조 비용의 10%인 40만원만 부가가치세 세금으로 납입하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차 값과 개조 비용을 더한 2,400만원의 5%인 120만원을 개별소비세로 내야 한다. 여기에 개소세의 30%인 교육세 36만원을 추가로 내고 차 값을 제외한 모든 금액을 더한 값(556만원)의 10%인 부가세 55만6,000원도 납부해야 한다. 이 경우 세금만 총 211만6,000원에 달한다. 개정 전과 비교해 5배가 넘는 금액이며 개조 비용과 비교해도 절반 이상의 금액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그만큼 상당한 비용이 세금으로 나갈 수 있어 캠핑카 개조 업체와 소비자들의 혼란과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캠핑카 업체 관계자는 "새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까지 세금 관련 부분에 대해 꾸준히 질의를 넣었지만 국세청은 자세한 답을 주지 않았다"며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불어난 세금에 대해 업계는 물론 기존 캠핑카 튜닝을 알보고 있던 소비자도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될 경우 개조 비용과 원가 등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소비자는 실 구매가 더욱 망설여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캠핑카 튜닝 활성화법이 아닌 세수 확보를 위한 개정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세금 규정 완화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캠핑카 관리법을 개정하면서 발생한 신설 규제에 맞춰 자연스럽게 부과해야 할 세금 종류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개정안 범위가 확대됐고 이에 따른 과세 대상이 넓어진 결과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세금을 더 걷기 위한 방안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중 과세'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특정 물품 자체에 대해 부과하는 만큼 처음 구입했을 때의 차와 개조를 거친 캠핑카에 따로 세금을 부여하는 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캠핑카 제작사들은 승용차 구입 시 내는 개별소비세 외에 개조할 경우 또다시 들어가는 개소세를 이유로 과세 중복이 발생한다며 의문을 제기해 왔다.

 한편, 설명에도 불구하고 세금의 종류가 많고 비율이 높아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액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바뀐 개정안에 대한 구체적인 세금 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금 부담이 가중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오면 튜닝 업계는 물론 정부의 활성화 노력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어서다. 국세청 역시 업계와 소비자 요구가 어떤 부분인지 잘 알고 있다며 검토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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