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LPR을 기존 연 4.05%에서 0.2%포인트 내린 연 3.85%로 고시했다. 5년 만기 LPR도 연 4.75%에서 연 4.65%로 0.1%포인트 낮췄다.
올 들어 1년 만기 LPR이 인하된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인민은행은 18개 시중은행으로부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에 기반해 산정한 LPR을 보고받은 뒤 평균치를 매달 내놓는다. 그동안 기준금리 역할을 하던 1년 만기 대출금리 대신 LPR을 올해부터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달 LPR이 내려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인하 폭이 기존의 최대 네 배에 달했다. 인민은행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가 크게 둔화하자 지난해 8월 유명무실하던 LPR 제도를 개편해 매달 20일 고시하면서 모든 금융회사에 대출 업무 기준으로 삼도록 지시했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LPR을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인하 폭은 0.05~0.1%포인트에 그쳤다.
LPR을 최대 폭 낮춘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공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첫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의 -1.6%가 마지막이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한 이후 공격적으로 경기부양책을 펴왔다. 지난 15일 1년 만기 MLF 대출 금리를 연 3.15%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95%로 0.2%포인트 내렸다. 이를 통해 시장에 3000억위안(약 51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난달엔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1.0%포인트 인하해 시장에 5500억위안을 풀었다. 1조위안 규모의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도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중국 정부가 LPR과 MLF 금리, 지급준비율 인하 등을 활용해 경기 부양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GDP 대비 2.8%였던 재정적자 비율도 3.5%까지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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