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2兆→3624억…코스닥벤처펀드 자금유출 심화

입력 2020-04-20 17:19   수정 2020-04-2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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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코스닥벤처펀드에서 자금이 끊임없이 빠져나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내려가면서 손실 부담이 커진 데다 메자닌 시장도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13개 코스닥벤처펀드(공모형) 설정액은 4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달간 58억원, 올 들어 371억원이 빠져나갔다. 가장 규모가 큰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은 올해 205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스닥벤처펀드는 2018년 6월 설정액이 780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내려가면서 2조원에 달했던 코스닥벤처펀드의 순자산도 3624억원에 그치고 있다. 코스닥시장 부진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까지 겹치면서 내리막길은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엔 코스닥벤처펀드의 전환사채(CB) 투자 집중으로 인한 후유증이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 신주나 CB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해 2018년 4월 출범 이후 코스닥 기업들이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발행을 늘렸다. 이달부터 하반기까지 2년 전 코스닥 업체가 발행한 CB 등 메자닌의 조기상환(풋옵션) 행사 시점이 이어진다. 코스닥 기업들이 투자자의 조기상환 요구를 들어주려면 차환 발행을 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경색돼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됐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3개 코스닥벤처펀드의 지난 3개월간 수익률 평균은 -8.27%였으나 한 달 수익률은 14.89%로 높아졌다. 연초 대비 수익률과 1년 수익률은 각각 -7.68%, -14.67%에 그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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