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랜드, 항균 99.99% 원사 만든다

입력 2020-04-20 15:25   수정 2020-04-21 01:0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패션업체들이 항균 의류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바이러스가 옷에 달라붙어도 이를 99.9% 없애주는 항균 기능이 있는 원사와 원단 등의 개발에 나섰다.

의류업체 지앤지엔터프라이즈의 친환경 브랜드 세컨스킨은 이달 초 한지와 같은 천연 소재로 제조한 니트 제품인 한지웨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항균율이 99.9%에 달하는 한지를 활용해 개발한 식물성 니트 소재로 제작했다. 유해 세균 발생을 막아주고 폐렴균이 옷에 묻어도 99.9% 차단한다는 설명이다.

신성통상도 쿨에어, 쿨스킨 등 기능성 소재로 제조한 신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흡습속건 기능을 갖춰 몸에 닿았을 때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 소재들은 최근 국가공인시험기관인 KOTITI시험연구원으로부터 항균성을 인정받았다.

신성통상은 탑텐, 지오지아(사진), 올젠, 앤드지 등 자사 브랜드 여름용 이너웨어 신제품에 기능성 소재를 적용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여름용 반팔 내의 등 230만 장을 생산했다”며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기능성 의류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여 관련 제품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베트남 섬유전문업체 탕콤을 인수해 자사 연구개발(R&D)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항균 특수 원사를 개발 중이다. 이 원사는 식중독,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균 등에 대해 99.99% 항균 기능을 갖췄다. 이랜드는 여기에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빨리 말려주는 기능을 추가한 특수 원사를 개발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탕콤에서 개발한 원단은 천연섬유와 비슷해 내구성도 탁월하다”며 “일반 원단보다 원가가 열 배가량 비싸지만 항균 소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자사 브랜드인 스파오, 뉴발란스 등을 통해 올 하반기에 이 원사를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디다스, 아식스, 르꼬끄스포르티브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께 이 원사를 활용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 그루텍스의 에이지언, 국내 섬유 전문업체 벤텍스의 헬사클린 등 항균 원단도 속속 나오고 있다. 에이지언은 박테리아,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에 대해 99.99% 항균 효과가 입증된 소재다. 벤텍스는 스프레이 형태의 헬사클린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의 실험 결과 코로나바이러스와 비슷한 인플루엔자A바이러스를 99.9%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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