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AB.20902537.1.jpg)
국내 포털 1위 네이버가 PC 브라우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글 크롬을 잡기 위해 야심 차게 출시한 '웨일'은 출시 2년이 흘렀지만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웨일만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네이버 '웨일'의 국내 PC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4.25%다.
시장의 70.62%를 차지하는 구글 크롬은 물론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구형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13.78%), 신형 브라우저 엣지(4.79%)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구글의 구형 브라우저 제한 조치로 웨일 등 후발주자들의 선전에 관심이 쏠렸지만 아직 성과는 미진하다.
구글은 지난 3월부터 데스크톱 PC 이용자가 유튜브를 최신 버전(2017년 버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시청하도록 의무화했다. 최신 UI에 호환되지 않는 익스플로러에서는 유튜브를 이용할 수 없고, 크롬·엣지·웨일·파이어폭스 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구글은 이를 2월 초 정식으로 공지했다. 동시에 유튜브는 익스플로러 이용시 상단에 노란 배너를 띄워 브라우저 이동을 권고했다.
2월부터 브라우저 전쟁이 시작됐지만 3월부터 익스플로러 제한이 본격화된 탓에 웨일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점유율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AA.14965844.1.jpg)
웨일의 국내 PC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 3.56%에서 3월 4.25%로 0.69%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엣지는 0.13%포인트, 사파리는 0.12%포인트 늘었다. 익스플로러 점유율은 0.99% 감소했다. 크롬은 여전히 70%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브라우저 전쟁 초기 성적이 엣지, 사파리보다는 나은 형편이나 네이버의 국내 포털시장 지배력을 감안하면 웨일의 성과는 초라하다. 국내 포털 이용자 10명 중 7명은 네이버를 쓰고 있다. 반면 구글 이용자는 1명이 채 안 된다.
네이버는 웨일의 사용처 확장을 위해 국내외 전자기술(IT) 기업들과 잇따라 손잡고 있다. 지난해 LG전자와 협력해 LG 스마트폰에 웨일 브라우저를 기본 탑재했고, 퀄컴과도 웨일 브라우저 최적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진행했다. 올 초에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손을 잡고 가맹 PC방 1만여곳에 웨일을 기본 브라우저로 적용했다.
기업과의 협력이 사용처 확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웨일이 시장 점유율을 본격 확대하기 위해서는 크롬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PC 브라우저 서비스 특성상 경쟁업체의 이용자를 뺏앗아 오기 어렵다. 이미 시장이 고착화돼 있기 때문"이라며 "익스플로러에 대한 유튜브 이용 제한 조치는 웨일 등 후발주자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