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는 21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코로나19에 의한 민생 위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이슈와 관련해 독자적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원 지사는 “여야는 긴밀하게 협조하고 기획재정부 공무원들도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신속하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지원금을 선별 지원하는 ‘제주형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을 추진 중이다.
원 지사와 경쟁할 다른 ‘잠룡’들은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서울 종로에서 낙선했다. 여기에 여당에 180석을 내줄 정도로 참패한 선거를 이끈 수장이라는 점에서 재기가 힘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광진을에서 “체급 차가 크게 난다”는 평가를 듣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패배했다. 정치 신인에게 진 만큼 다음 대선 전까지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공천 과정에서 당과 마찰을 빚으며 당내 위상에 상처를 입었고, 유승민 의원은 이른바 ‘유승민계’ 의원들 다수가 선거에서 낙선하며 당내 입지에 타격을 받은 상태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언제 대선주자 후보로서 본격적으로 등판할지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당 안팎에서 개혁적 색깔을 지닌 원 지사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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