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내걸고 이미지센서 사업에서 박차를 가하는 삼성전자가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6억 화소' 이미지센서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21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게재된 기재문을 통해 "올해도 화소 수는 늘리면서도 픽셀을 작게하는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며 "사람 눈을 능가하는 6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향해 혁신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스마트폰 카메라 발전의 중심에 모바일 이미지센서 반도체가 있다고 강조한 박 부사장은 "카메라가 사람의 눈을 따라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사람 눈은 5억 화소 이상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현재 DSLR 카메라는 약 4000만 화소,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은 1200만 화소가 주를 이룬다.
박 부사장은 "'5억 화소를 만들려면 이미지센서의 픽셀 숫자만 늘리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이미지 센서가 너무 커지고 두꺼워질 것"이라며 "슬림한 스마트폰 외관을 유지하면서 카메라 해상도를 높이려면 이미지 센서의 픽셀은 훨씬 더 작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픽셀은 작을수록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이 줄어들어 성능이 떨어진다. 픽셀 크기를 줄이면서도 성능은 유지시키는 것이 이미지센서 기술의 관건"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1등 DNA와 세계 최고 공정기술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더 작으면서도 성능 좋은 이미지센서'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5월 세계 최초로 64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한 데 이어 6개월 후에는 1억800만 화소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 출시한 바 있다. 9개 인접 화소가 마치 한 개의 화소인 것처럼 동작해 어두울 때는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을 9배로 넓혀 밝게 볼 수 있다. 밝을 때는 1억800만 해상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박 부사장은 "픽셀 크기가 0.7마이크로미터인 이미지센서를 처음 출시한 것도 삼성전자"라며 "일각에서는 0.8㎛가 픽셀 기술의 한계라고 얘기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 엔지니어에게 '기술적 한계'란 좋은 동기부여이자, 넘어서야 할 숙명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대부분 카메라는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파장(450nm~750nm)이 도달하는 이미지만 촬영한다. 가시광선 이외 파장대역이 도달하는 영역을 촬영할 수 있는 센서는 드물 뿐더러 가격도 매우 비싸다.
삼성전자는 가시광선을 넘어 자외선(파장대역 450nm 이하)과 적외선(750nm 이상)을 활용할 수 있는 이미지센서도 연구 중에 있다. 자외선 영역을 촬영할 수 있게 되면 색을 다르게 촬영해 피부암을 진단할 수 있다. 적외선 촬영을 통해선 농업, 산업 영역에서 쉽게 불량품을 구분해 생산성 향상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사람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볼 수 있는 센서를 지향하는 것"이라며 "카메라센서뿐 아니라 냄새를 맡는 후각, 맛을 느끼는 미각 등 다양한 센서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을 넘어, 자율주행차·사물인터넷(IoT)·드론 등에서도 본격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응용처에서 증가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화소 수를 늘리면서 픽셀을 작게 줄이는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고 삼성전자는 그 중심에 서 있다"고 "사람 눈을 능가하는 6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포함한 무궁무진한 혁신을 위해 삼성전자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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