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은 지역민의 기대 속에 가파르게 성장했다. 1972년 지방은행 가운데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성장통도 따랐다. 1970년대 대규모 여신 부실로 어려움을 겪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한보그룹 등 대기업의 연쇄 부도로 타격을 받았다. 지방은행이 줄줄이 퇴출됐지만, 전북은행은 자력으로 살아남았다.
전북은행은 2011년 자산 10조원을 돌파했고, 이를 발판삼아 2013년 JB금융지주를 설립했다. 이듬해엔 자산규모가 두 배나 컸던 광주은행을 인수하면서 호남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떠올랐다.
JB금융지주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등 두 개 지방은행을 비롯해 여신전문금융사인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JB자산운용은 김기홍 회장이 대표로 있던 2014년 이후 세계 대체투자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사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전북은행은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2016년 인수했고, JB우리캐피탈은 소액대출 전문회사인 캐피털미얀마를 2017년 사들였다. 프놈펜상업은행은 현지 한국계 은행 최초로 지난해 말 자산 1조원을 넘겼다.
그룹 총 자산은 47조5296억원(2019년 말 기준)으로 대형 금융그룹의 10분의 1 안팎이다. 하지만 이익의 증가세는 국내 10대 금융그룹 중 가장 가파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19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보유한 베트남 중견 증권사 모건스탠리게이트웨이증권(MSGS) 지분 100%를 15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현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끝나면 국내 투자자의 현지 금융 주선 업무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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