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은 중소벤처기업부의 12호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협력기업)에 선정돼 서울대학교와 벤처기업협회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분야 스타트업·벤처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자상한기업'에 글로벌 기업이 선정된 것은 ARM이 처음이다.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설계 분야의 최강자다. 세계에 출시된 스마트폰의 95%가 ARM의 AP를 이용한다. 반도체 설계도를 그려주고 비용을 받는다. 2016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320억달러(약 38조원)에 인수해 주목받기도 했다.
ARM의 설계 패키지인 '플렉시블 액세스'(Flexible Access) 프로그램을 향후 3년간 매해 국내 스타트업 10곳에 지원하는 것이 이번 협약의 골자다
이 프로그램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데 ARM이 보유한 IP의 75%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최적의 IP를 찾아 자체 제품을 개발할 때까지 추가 비용을 낼 필요가 없고 최종 사용한 IP에 대한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반도체IP는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야 하는 팹리스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부담이 큰 부분이다. 현재 핵심적인 기능과 관련한 IP 비용은 건당 60억원 선에 이른다. 사업 도중 필요한 IP가 바뀌면 사용료로만 100억원 이상을 쓰는 사례도 빈번하다. ARM 관계자는 "'플렉시블 액세스'를 이용하면 시스템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의 도전 비용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RM으로서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팹리스가 늘어나면 한국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에서 ARM 기반 IP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다.
중기부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패키지 분야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서울대학교와 함께 성장 잠재력이 있는 유망 기업을 발굴해 기술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코로나19는 비대면 확산 등 디지털 경제로의 급격한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첫 번째 글로벌 자상한 기업 협약은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의 혁신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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