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날 모임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각 그룹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나온 셈이다. 참석자들은 별도의 발언 없이 조찬장에 들어가 1시간15분가량 이야기를 했다.
이날 모임의 목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기업들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모임 후 “주요 대기업에 협조를 구하는 자리에 가까웠다”고 귀띔했다. 기간산업 안정대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경제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중심을 잡아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회동에서 이날 청와대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과 긴급 고용안정대책 등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키워드는 ‘고용 유지’였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실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일자리를 지키는 데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는 설명이다. 한 참석자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기업들이 힘써달라는 총론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며 “투자 확대 등을 요구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고용 유지는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사항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회의에 앞서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고용 유지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김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주요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기업 CEO는 사업장 유지에 필요한 고정비와 인건비 지출 등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는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다. 하루 전날 모임 장소를 바꿨을 만큼 보안에 신경을 썼다. 참석자도 정문 대신 직원 전용 출입구를 통해 이동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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