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의 일환으로 가구당 2장씩 배포한 천 마스크 가운데 불량품이 섞여 있을 수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2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임신부용으로 우선 배포된 천 마스크 중에서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지적에 "생산·유통과정에서 불량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이니치신문도 일본 내 모든 가구에 배포하기 위해 포장을 시작한 200만장의 천 마스크에서 벌레나 머리카락, 실밥 등 이물질이 섞여 있거나 곰팡이가 피어 있는 등의 문제 사례 200건이 18일 시점에 확인됐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반에 배포된 내부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문제 사례가 계속 보고되자 배포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임신부용 마스크 중 불량은 143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7870장에 달했다며 마스크 배포를 일시 중단하고 원인을 조사할 뜻을 밝혔다.
가토 후생상은 임산부용 마스크와는 별도로 전국 5000만 가구에 2장씩 배포되는 마스크에서 발견된 불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스크 배포를 담당하는 후생성 경제과는 임산부용 마스크 외 불량 문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회답할 수 없다"고 마이니티에 답벼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앞장서 밀어붙인 천 마스크 전국 배포 사업은 이른바 '아베노마스크'라고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베의 마스크'라는 뜻인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와 비슷한 발음을 살려 일본 언론들이 만들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