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날개 없는 추락'…원유 ETN 거래 정지

입력 2020-04-22 17:38   수정 2020-04-23 00:26

유가 급락으로 원유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잇달아 거래 정지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들 상품의 상장폐지와 전액 손실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 21일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6월 인도분 만기가 많이 남아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22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거래를 23~24일 이틀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유가 급락으로 원유 가격과 주가(ETN 가격)의 차이(괴리율)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레버리지 상품은 유가가 50%만 떨어져도 투자자금 전액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TN과 ETF 상장폐지 경고도 나온다. WTI 6월물 가격이 급락해 마이너스로 진입하면 상품의 지표가치가 0 아래로 떨어져 이 지수를 따라가는 ETN과 ETF는 상장폐지나 청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가는 계속 하락 중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은 22일 배럴당 10.26달러로 한때 거래됐다가 반등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4시에는 20.02달러에 매매됐다. 북해산 브렌트유(6월 인도분)는 영국 국제상업거래소(ICE)에서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30% 낮은 배럴당 16달러선이 장중 깨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원유 ETF와 ETN을 2조3716억원어치(누적) 순매수했다. 여기에 원유 관련 공모펀드 설정액도 4조8407억원에 달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범진/선한결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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