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은 13년 전 국내 법률회사 중 처음으로 해외 법률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도 국내 ‘톱10’ 로펌 가운데 해외지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총 7개 국가에 진출했다. 국내 기업이 많이 나가 있는 곳들이다.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7기·사진)는 “지평은 국내 대형 로펌 중 상대적으로 ‘젊은’ 로펌으로, 누구보다 발빠르게 해외 시장에 관심을 기울였다“며 “법률 서비스의 세계화를 이루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이끄는 지평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보고 전방위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특히 신산업 쪽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경 분야를 비롯해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급변하는 산업 구조에 발맞춰 ‘위기관리팀’도 신설했다. 그는 “우리는 위기가 상시화된 시대를 살고 있다”며 “위기관리가 로펌의 새로운 업무 영역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위기관리팀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위기관리 전략 등을 수립해주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구조조정팀을 신설하고 인력 수혈에도 나섰다. 구조조정 전반에 대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임 대표는 “기업 구조조정은 단순히 도산, 파산 절차를 거치는 것뿐만 아니라 비용 문제와 사업 부문 합병 등 광의의 영역을 포괄한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구조조정과 관련된 법률 서비스 수요가 올 하반기에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평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를 묻자 임 대표는 주저없이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경영”이라는 답을 했다. 로펌은 사회에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니만큼, 돈 버는 일 못지않게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평은 2014년 공익법률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 두루를 설립해 아동·청소년, 이주민·난민 및 여성의 권리 신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임 대표는 이어 ‘플랫폼 경영’을 지평이 품고 있는 두 번째 가치로 꼽았다. “로펌은 앞으로 법률 전문가들이 제공 가능한 모든 것을 한 번에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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