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파에 ‘노스페이스’ 제조사도 기관 지갑 못열어

입력 2020-04-23 11:38   수정 2020-04-23 11:40

[04월 23일(11:38)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진성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패션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싸늘해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무역활동이 둔화된 탓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제조사로 널리 알려진 영원무역조차 채권시장에서 겨우 투자수요를 모았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원무역은 국내 패션업계에서 신용도가 우량한 몇 안 되는 기업입니다.

영원무역은 지난 21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에서 가까스로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이날 들어온 매수주문 규모는 모집액과 똑같은 500억원이었습니다. 자산운용사 세 곳만이 매수의향을 보였습니다. 이들마저도 시가평가보다 0.24~0.39%포인트 높은 수준의 금리로 채권을 사들이겠다는 주문을 넣었습니다.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조성한 2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영원무역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로 채안펀드의 매입대상(AA-등급 이상 회사채)에 포함됩니다. 지금까지 자격이 있음에도 채안펀드로부터 외면받은 기업은 한화솔루션(신용등급 AA-)과 영원무역뿐입니다.

패션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를 피해가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패션업체들이 실적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 비중이 큰 업체일수록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무역활동 둔화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입니다. OEM업체인 영원무역은 매출 대부분을 해외업체들을 상대로 한 수출로 내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활발한 북미와 유럽이 주요 매출처입니다.

채권 투자자들이 우량등급으로 분류되는 영원무역에 대한 투자를 주저할 만큼 패션업 투자심리가 가라앉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분간 패션업체들의 자금 조달여건이 녹록치 않을 전망입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깔리다보니 업황 전망에 따라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뚜렷하게 달라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선 건재함을 증명하는 실적을 보여줘야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조금은 풀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원무역의 경우 얼마 전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자본시장에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23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증가했습니다. 이제는 코로나19 충격 속에도 선방하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 영원무역의 영업이익(500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18.9%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다. 2분기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면 투자자들의 우려가 누그러질 전망입니다. (끝) /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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