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이 벌어지기 얼마 전 "모든 여성이 꿈을 포기하지 않는 부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더 커지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오전 11시40분쯤 여성 직원을 시청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면담하다 해당 여성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23일 "이런 잘못을 안고 위대한 부산시민이 맡겨주신 시장직을 더 수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전격 사퇴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8일 페이스북에 '여성의 날' 관련 글을 게재했다. 그는 "여성으로서 긴 세월 동안 경력을 이어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가 참 대단해 보인다"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장으로서 송구스럽고 또 무거운 책임이 느껴진다"고 썼다.
그러면서 "적어도 부산에서만은 원치 않게 꿈을 잃거나 차별받는 여성은 없어야 할 것이다"라며 "여성 한 명 한 명의 행복이 곧 부산의 행복이다"라고 올렸다.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성추행은 4월 초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발생했으며, 성추행 직후 피해여성은 이를 부산성폭력상담소에 신고했다.
상담소 측은 부산시 고위 정무직을 통해 사실확인 작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오 시장 측에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오 시장의 공개사과와 시장직 '사퇴'를 요구했고, 부산시는 피해여성의 가족 입회하에 이같은 내용의 약속을 담은 '사퇴서'를 부산지역 법무법인을 통해 '공증'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여성은 성추행 사건 이후 사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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