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자인진흥원, 소·부·장에 디자인 입혀 가치 높인다

입력 2020-04-23 18:05   수정 2020-04-24 02:13


소재, 부품, 장비 등 전통 제조업 영역에서 디자인 주도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해 생산 효율과 제품 가치를 높이려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제조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마케팅, 유통, 서비스 등 전 산업 영역에서 디자인 주도 혁신을 이끌기 위한 플랫폼이 올 하반기 창원과 반월·시화 등 산업단지 두 곳에 세워진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지능화 정책의 일환으로 ‘디자인 주도 제조혁신센터’를 경남 창원스마트산업단지와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에 올 하반기 열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2019년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처음 개소한 뒤 중소 제조업체들의 디자인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올해 추가로 열기로 한 것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 개소한 센터가 중소기업의 디자인 중심 혁신상품 개발과 홍보·마케팅, 교육 지원이 주요 역할인 데 비해 이번에 여는 센터는 기획, 개발 단계부터 서비스 영역까지 산업 전 과정에서 디자인 중심의 혁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특히 ‘CMF(컬러·소재·마감)’ 전문 디자인 기업과의 협력으로 소재, 부품, 장비업체들에 제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 데이터와 소재 분야 샘플 9000여 개를 지원키로 했다.

한 코스닥시장 상장업체 대표는 “중소기업일수록 새로운 도전 없이 기존 관습대로 대기업 주문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디자인(설계) 전문가 주도로 생산 효율과 비용 절감을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은 시대적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소비자와 가장 접점에 있는 디자인 분야가 4차 산업혁명 기술 접목을 통해 제조업 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산업부가 작년 처음으로 던진 ‘산업지능화’라는 화두와도 맞아떨어지는 주제다. 산업지능화란 기존 제조 분야에만 적용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R&D, 마케팅, 유통 등 산업의 전 영역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선진국에선 디자인 업종에서 이런 산업지능화를 주도하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오토데스크가 개발한 ‘드림캐처’로 AI가 인체공학과 비용 등을 감안해 스스로 제품을 디자인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요소를 입력하면 AI가 전단, 로고, 명함 등을 자동으로 디자인해주는 영국 ‘무닷컴’이나 호주 ‘칸바닷컴’의 사업모델도 성공적이다. 이들 업체의 연간 매출은 500억~1000억원에 달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한국판 ‘드림캐처’나 ‘칸바닷컴’을 육성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AI 기술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디자인포털 사이트를 고도화해 제조기업을 지원하는 정책과 함께 패션, 섬유, 뷰티 등 스타일산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스타일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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