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미 총사령관은 23일(현지시간) 국영방송에 출연해 "미군의 군함이나 해군 병력이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에서 우리의 군함이나 상선의 안전을 위협하면 즉시 파괴하라고 해군에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페르시아만의 안보를 최우선하며 미군의 어떤 도발에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바다에서 우리 군함을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미 해군에 명령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에 살라미 총사령관이 동일한 수위로 설전을 벌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5일 걸프 해역 북부에서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고속단정이 충돌 직전까지 갔던 사건과 관련해 이란에 경고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 해군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경고를 무시한 채 걸프 해역의 공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군함에 10m 거리까지 근접해 약 1시간 동안 위협 기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혁명수비대는 “고속단정이 예고한 순찰 작전을 하던 중에 미 군함이 접근했고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철수하지 않고 위협했다”고 반박했다.
걸프 해역에서는 매년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의 고속단정이 근접하며 잦은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레인에 주둔하는 미 5함대는 상선과 유조선의 안전 항해를 보조하겠다는 명목으로 걸프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이란군은 미 본토에서 한참 떨어진 걸프 해역에 미 함대가 주둔하는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내비치며 계속해서 충돌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이란 외무부는 23일 미국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주이란 스위스 대사를 초치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 해군이 (이란과 가까운) 페르시아만 북부와 이란 해안선 근처에서 불법 행위를 하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전문을 스위스 대사가 받았고, 이를 미국에 전달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위협하는 도발적인 모험주의에 의존하지 말고 세계 최대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는 데 주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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