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쓰던 600곳, 세일즈포스로 갈아탄 이유

입력 2020-04-26 18:02   수정 2020-04-27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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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고객 정보 관리에 주로 쓰는 소프트웨어(SW)는 표 계산 프로그램(스프레드시트) 엑셀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업무혁명이 화두지만 많은 기업은 과거부터 사용해 오던 엑셀을 여전히 선호한다. 고객관계관리(CRM) 전문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대표손부한·사진)는 이 부분에 주목해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고객 정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돕는 소프트웨어 ‘커스터머 360’을 선보이면서다.

대한항공 쿠팡 등 600여 개 기업 도입

세일즈포스는 글로벌 CRM 서비스 업계 1위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8년 점유율은 19.5%다. 포천 100대 기업 중 96%, 500대 기업 중 87%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171억달러(약 21조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커스터머 360의 ‘세일즈 클라우드’를 쓰면 여러 장의 스프레드시트를 통해 부서별로 관리하던 고객 정보를 하나의 클라우드에 통합할 수 있다. 고객의 특성, 과거 이력 등을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고객 정보를 AI로 분석해 맞춤형 영업도 가능하다. 이 밖에 온라인 마케팅에 활용되는 ‘마케팅 클라우드’, 고객 지원을 돕는 ‘서비스 클라우드’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제품을 쓰는 국내 기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은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커스터머 360을 도입했다. 쿠팡 관계자는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사업 현황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업무 효율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서식에 맞춘 보고서를 쓰거나 그래프를 만드는 데 들이는 시간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고객의 요구사항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세일즈포스와 손잡았다. 여러 SNS의 게시물을 통합 관리하면서 온라인 발생 이슈에 신속 대응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여객·화물 수요 관리 업무도 세일즈포스 서비스 기반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이 밖에 풀무원, 유한킴벌리 등 국내 기업 600여 곳이 세일즈포스의 SW 제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운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로지스팟, 보상형 광고 플랫폼 기업 버즈빌 등 스타트업도 세일즈포스의 고객사다.

“국내 CRM 솔루션 시장 커질 것”

세일즈포스는 2008년 국내에 진출했지만 지사를 별도로 두지 않고 영업 조직 위주로 운영해왔다. 분위기가 바뀐 건 최근 들어서다.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처음 국내 지사를 설립하고 인원을 50% 이상 늘렸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손부한 전 아카마이코리아 대표를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로 선임했다. 고객사 컨설팅 지원을 시작하고 기술 인력도 충원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시도하는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증가율인 29%를 웃도는 국내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글로벌 CRM 솔루션 시장은 그동안 크게 성장해왔지만 한국은 아직 도입기”라며 “최근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는 국내 기업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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