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 초등학교 남교사가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표현을 잇따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논란이 된 교사를 성희롱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7일 오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울산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인 교사 A씨는 온라인 개학 이후 주말 숙제로 ‘자기팬티 빨기’를 냈다. 학생들은 각자 팬티를 빨고 있는 사진을 학급 SNS에 올렸다. 이 교사는 학생이 올린 게시물에 ‘울 공주님 분홍색 속옷 이뻐요’, ‘이쁜 잠옷, 이쁜 속옷 부끄부끄’ 등의 댓글을 달았다.
앞서 A씨는 SNS에 올려진 학생들의 인사글에 ‘미녀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남들까지...저는 저보다 잘생긴 남자는 쪼매 싫어한다고 전해주세요’, ‘우리 반에 미인이 넘 많아요…남자 친구들 좋겠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등의 표현을 사용해 댓글을 달았다.
A씨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본 학부모가 국민신문고에 해당 내용을 민원 신고했으나 울산시교육청은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울산시교육청은 학부모에게 “사진을 보고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칭찬의 의미로 여러 가지 외모에 대한 표현의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며 “앞으로는 외모나 신체적인 표현을 삼가고 학생들이 자라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교사가) 답변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답변 이후 A씨는 속옷 빨기 과제를 냈다.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주 세차하기 등 효행과제를 내고 있다”며 “비공개 SNS인데 학부모가 퍼나를 줄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저한테 얘기하셨으면 (과제를) 바꿨을텐데 공론화시킬 부분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애인이 기분 나쁜 말을 했는데 그걸 바로 SNS에 올린 것과 다름 없지 않냐”고 했다.
그는 “‘섹시하다’라는 말도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기에 성적으로 해석될 것이란 오해가 생길지 몰랐다”며 “앞으로는 이런 말이나 과제를 내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A 교사를 학교업무에서 배제했다”며 “해당 학교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특별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 측은 A씨에 대한 감사를 한 뒤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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