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들 앞다퉈 일감 맡겨
우양은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식품제조 전문 중견기업이다. 100개 이상 기업에 이런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40%가 가정간편식(HMR) 제품이고, HMR 매출의 90%가 핫도그다. CJ제일제당 등의 핫도그 제품 포장지 뒷면 제조자란엔 우양이란 이름이 찍혀 있다. 우양이 만든 핫도그가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다. 우양은 1992년 창립 이래 요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기업들의 주문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1179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최소 1500억원, 최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양이 뜨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핫도그는 대기업에서 직접 생산하기에는 시장이 작고, 소기업이 하기에는 규모가 커 중견기업이 할 수밖에 없다. 핫도그 시장이 커질수록 OEM 주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냉동 핫도그 시장 규모는 2016년 395억원에서 지난해 67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올해는 에어프라이어 보급 대수 증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800억원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양의 핫도그 매출은 연간 400억원 안팎이다. 50억~100억원 규모인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우양은 지속적인 설비투자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량을 늘려 어떤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맛과 위생도 경쟁력이다. 우양 관계자는 “핫도그 맛은 반죽의 배합비율이 중요한데 반죽 공정은 자동화가 쉽지 않다. 결국 사람의 숙련도에 따라 핫도그의 빵 맛이 좌우되는데 우양의 반죽 공정 노동자들은 10년 넘은 베테랑”이라고 설명했다. 우양은 지금은 당연시되는 식품안전관리인증(해썹·HACCP)을 2007년 업계 최초로 받았다. 급속냉동 설비를 통해 유통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기술도 갖추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투자
우양은 경기 불황 속에서도 국내 생산공장을 늘려나가고 있는 몇 안되는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충남 청양 2공장이 가동됐고 올해 11월에는 핫도그 신공장이 완공된다.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세 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의 핫도그 수출이 늘어난 것도 우양에는 기회다. 시장이 중국과 일본뿐 아니라 유럽, 베트남, 북미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양은 자체 브랜드로 소비자 시장(B2C)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쉐프스토리’와 ‘뉴뜨레’ ‘더 비나인’ 등의 HMR 브랜드를 출시했다. 이구열 대표(사진)는 “20만원 선이던 에어프라이어가 지난해부터 5만원 내외로 떨어지면서 일반 가정에 빠르게 보급됐다”며 “다양한 튀김 음식을 HMR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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