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일찌감치 최고 수준의 경보를 내렸지만 모든 나라가 이에 주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세계가 코로나19에 관한 WHO의 당부를 주의 깊게 들었어야 했다"며 "우리는 전 세계에 포괄적인 공중 보건 접근법을 이행하라고 권고했다. 사례를 찾고 검사하고 고립하고 접촉 추적을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WHO가 발병지 중국 이외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82건에 불과하던 지난 1월 30일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때 세계는 WHO의 권고 사항을 주의 깊게 들었어야 했다"며 "WHO는 각국에 권고 사항을 이행하라고 강요할 권한은 없다. 조언의 수용 여부와 책임은 각 정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경이 폐쇄되면서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 부족 및 접종 차질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지원하는 소아마비, 홍역, 콜레라, 황열병, 뇌막염 등에 대한 백신 캠페인이 연기돼 1300만 명 이상에 대한 예방 접종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사망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지구촌에 Gavi가 생명을 구하는 일에 충분히 자금 지원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WHO는 중국 안팎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포에 늑장을 부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일각에선 중국의 눈치를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미국은 코로나19 부실대응을 이유로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이달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에 편향돼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면서 WHO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국제공조 시도에도 나서고 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통화하며 WHO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면서 “양국 정상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P5) 회의를 소집해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논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WHO에 대한 압박을 구체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WHO 기금을 공중보건과 관련된 비정부기구(NGO)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보도했다. WHO 지원금을 공중보건 문제를 다루는 비정부기구(NGO)들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시도할 계획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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