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안전공사(사장 조성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코로나19 사태의 고통을 분담하면서도 직원들과 지역 상인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지원 제도를 세밀하게 설계한 게 특징이다. 직원들이 복지포인트를 조기 소진하도록 독려하는 대신 전통시장 상품권을 추가로 지급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급여 10%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지역 상권 활성화에 총력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노사 협의에 따라 이달 임직원 급여액의 10%인 9억5000만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해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또 국민 고통 분담을 위해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은 1년간 급여의 10%씩을 매달 반납해 취약계층 지원에 쓰기로 했다.
회사는 직원 복리후생에 쓰도록 나눠주는 복지 포인트도 조기에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포인트를 모두 사용한 직원에게는 전통시장 상품권을 추가 지급하는 등 유인책도 마련했다. 직원 생일 격려품도 농산물 위주 품목으로 지급해 지역 농가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숨통을 틔워주자는 취지”라며 “상인들이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가장 큰 피해를 겪는 대구·경북 지역 주민을 위해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기부했다. 매칭그랜트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회사가 똑같은 금액을 보태는 기부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마련한 2000만원은 생활 물품을 구입해 대구 지역 복지단체에 전달했다. 공사와 안전캠페인을 함께 펼치는 민간 협력기업들도 우유, 물티슈 등의 제품 약 2000개를 대구·경북지역 독거노인과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기부했다.
지난 2월에는 ‘꽃 드림(Dream)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지역 취약계층 어린이 250명에게 꽃다발과 학용품을 전달했다. 꽃 구매 수요가 가장 많은 졸업·입학 시즌에 각종 행사가 취소돼 곤경에 처한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서다. 직원들도 ‘꽃선물 릴레이’에 동참해 장미꽃 한 다발씩을 구매했고, 가족에게 평소 전하지 못한 마음을 건넸다는 전언이다.
○코로나19 진정되면 전기안전 교육도 재개
전기안전공사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영·유아부터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주부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전기안전 교육·홍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에 따라 행사를 잠시 중단하고 있지만, 확산세가 진정되면 각 프로그램을 다시 재개할 계획이다.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시작한 전기안전 체험뮤지컬 순회공연도 추후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공연은 첫 무대를 연 이래 올해로 14년째다. 그동안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각지를 다니며 2000여 회 이상 공연했다. 누적 관객 수만 36만여 명에 달한다. 전기에 관한 기초지식과 안전 사용 요령을 상황극에 담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연 관람이 끝난 뒤 전기안전 체험키트를 활용한 안전체험도 하는 만큼 교육 효과가 높은 편이다.
전기안전공사의 전국 사업소에서는 대학생들과 함께 어린이 전기안전 서포터즈 활동도 펼치고 있다. 공사 직원이 어린이집 설비를 점검하고, 대학생들은 미취학 어린이들에게 안전 교육을 하는 방식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기안전 직업체험관도 운영 중이다. 전기안전공사는 기업들과 손잡고 임산부와 주부를 상대로 전기안전 교실도 열고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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