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코람코자산, 상장 예정 리츠에 1340억원 집중 투자한다

입력 2020-04-28 16:27  

≪이 기사는 04월28일(15: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운용이 주식시장 상장이 예정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에만 전문으로 투자하는 두 건의 블라인드 펀드(1340억원 규모)를 조성했다. 올 한 해에만 6건가량의 ‘대어급 리츠’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람코자산를 비롯한 투자업계가 발 빠르게 사전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상장 예정 리츠에만 전문으로 투자하는 두 건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두 건의 펀드 설정액은 134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상장 예정 리츠만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블라인드 펀드가 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인드 펀드는 운용사가 구체적인 개별 투자 대상을 정해놓지 않고 개략적인 투자 상품군과 목표수익률, 투자 전략만을 제시하고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모으는 펀드를 말한다.



설정액 640억원의 ‘코람코 Pre-IPO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 9호’(이하 블라인드 펀드 9호)는 투자금의 60%(384억 원) 이상을 코람코자산이 올 하반기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 리츠’에 투자한다.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이 갖고 있는 이 리츠는 전국 189개 주요소를 자산으로 삼고 있다. 안정적인 임대 수입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국 도시 요지 곳곳에 들어선 주요소 부지들의 지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업계의 관심이 높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쯤 이 리츠의 공모 청약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 9호 투자금의 나머지 40%가량은 안정으로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1년 이내에 상장이 예상되는 다른 리츠들에 투자된다. 펀드 운용기간은 4년가량이며 목표 수익률은 연 7%대다.

설정액 700억원의 ‘코람코 공모상장 예정 리츠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3호’는 블라인드 펀드 9호에 비해 보다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상장 예정 리츠 투자에 주력하는 건 같지만 상장 전 단계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의 공모 청약 단계,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나갈 예정이다. 이 펀드의 운용 기간은 7년이며 목표 수익률은 연 7%대다.

코람코자산 관계자는 “상장 예정된 리츠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연기금과 공제회 같은 기관 투자자들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투자자로 펀드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대어급 리츠만 6개에 달하면서 국내 공모 리츠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공모금액이 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JR리츠와 물류·유통시설에 특화된 켄달스퀘어 리츠, 신한 서부 T&D리츠 등 6개가량의 리츠가 상장 작업을 준비 중이다.

4월 기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7개에 불과하다. 상장 준비 중인 리츠들이 예정대로 주식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상장 종목의 숫자만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리츠들이 보유한 자산군도 상업시설과 오피스 빌딩 일변도에서 벗어나 주유소, 물류시설 등으로 확대된다.

증권사와 투자은행들 사이에선 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투자 수익을 거두고 기업공개(IP0)를 주관하기 위한 경쟁도 본격화됐다. 한 증권사 대체투자본부 부서장은 “올해엔 물류시설 등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을 갖고 있는 리츠들의 상장이 줄지어 예정돼 있다”며 “이들 리츠의 상장 전 투자자로 참여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10일 주택도시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출자로 조성된 4500억원 규모 앵커리츠를 운용하는 자산관리회사(AMC)로 선정됐다. 국내 공모 리츠와 공모 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게 앵커리츠의 역할이다. 주택도시기금의 출자금은 3000억 원이며 다른 기관 투자자들 몫으로 할당된 투자금액은 1500억원이다.

코람코자산 관계자는 “이미 여러 기관투자자로부터 9000억원 가량의 투자의향서를 받았다”며 “앵커리츠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이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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