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면세점 계열사인 신세계디에프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에 허덕이고 있는 신세계디에프에 3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현물 출자를 결정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다음달 신세계디에프 주식 1045만5299주를 약 2959억원에 매입한다. 이로써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가 된다. 신세계는 현물로 1959억원, 현금으로 1000억원을 출자해 주식을 취득한다. 신세계가 현물을 신세계디에프에 넘기고, 신세계디에프가 발행하는 주식을 받는 방식이다.
신세계가 출자하는 현물은 신세계백화점 본관 8~12층과 16~17층이다. 신세계디에프는 지금까지 이 공간을 신세계로부터 임차해 사용했다. 경쟁 면세점 사업자는 시내에 자가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디에프만 매장을 임차해 임차료 부담이 컸다.
신세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의 장기 성장을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이라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면세점 사업자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입출국객 수와 관광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어서다. 면세점업은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높아 매출 감소는 즉각적인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들의 재무부담은 빠르게 불어날 수밖에 없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시차를 두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영업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면세점 사업자의 단기적인 실적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며 "코로나19가 1년 안팎으로 장기화할 경우 면세점 사업자들의 신용도가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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