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지수 산출 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전 세계 증권사 및 운용사에 자신들이 산출하는 모든 지수에 기초자산으로 편입된 WTI 선물을 6월물에서 7월물로 교체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송했다. 기존 방식에서는 다음달 중순께 5거래일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었던 롤오버(근월물에서 원월물로의 자산 교체)가 단 하루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국내에선 S&P의 WTI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포함한 12개 상장지수증권(ETN)과 4개 상장지수펀드(ETF)가 변경 대상이다. 변경 시점은 28일 장 마감 이후로, 국내 상장 상품에서는 29일부터 적용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만기까지 3주가량 남았던 6월물이 11달러 선까지 급락하며 ‘마이너스 유가’ 가능성을 보이자 S&P가 긴급 롤오버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물은 전일 대비 24.6% 하락한 12.78달러에 마감했다. 세계 최대 원유 ETF인 USO가 6월물 급락을 견디지 못하고 이달 말까지 WTI 6월분 전량을 처분하기로 하자 지수 산출 기관 역시 이에 호응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원유선물 ETP의 기초자산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7월물로 교체되면서 ETP 가격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단기적인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초자산 변경으로 인해 6월물의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내다보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지수의 하루 단위 움직임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대와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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