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기업의 국민연금 가입 근로자는 최근 2개월간 1만명 넘게 줄었다.
2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국민연금 가입 여부를 알 수 있는 492개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는 총 164만4868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으로 확산한 1월 말보다 1만844명 감소한 수치다.
작년 2∼3월 이들 기업의 국민연금 가입자가 3443명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대기업의 고용 감소가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22개 업종 중 15개 업종에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줄었다. 고용 감소가 가장 뚜렷한 업종은 주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분야인 유통, 서비스, 식음료 등이었다.
유통업의 경우 두 달 간 1만1524명이 국민연금을 취득했지만, 1만5604명이 상실해 실질 감소 인원은 4080명이었다. 서비스(-1983명), 공기업(-1871명), 식음료(-1494명) 등도 1000명 이상 줄었다.
건설 및 건자재(-631명), 운송(-554명), 조선·기계·설비(-536명), 상사(-465명), 생활용품(-410명) 등도 세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기업별로는 CJ CGV의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줄었다. 두 달 간 총 2331명이 줄어 유일하게 2000명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관객이 급감하면서 일부 극장이 문을 닫고, 정상 영업점도 상영 회차를 줄이면서 고용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CJ푸드빌이 1629명이 줄어 1000명 이상 감소했고, 스타벅스커피코리아(-859명), 롯데쇼핑(-827명), 두산중공업(-678명), 아성다이소(-620명), 한국도로공사(-573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에 고용이 증가한 곳도 있었다. 택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쿠팡은 같은 기간 913명 늘어 증가 인원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6%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420명, 310명 증가해 2∼3위를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724명, SK하이닉스가 10372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가 기업의 사업장별 국민연금 가입 근로자 수를 집계한 것으로, 실질적인 고용의 순증감 변화를 확인할 수 있으며 전자공시시스템의 고용 인원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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