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어린이 괴질' 속출…코로나19 관련성 '의심'

입력 2020-04-29 07:54   수정 2020-07-08 00:03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 괴질 중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28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영국 국영 의료보장제도 국민건강보건서비스(NHS)는 소속 의사들에게 "최근 3주간 런던을 비롯한 각지에서 어린이 환자들을 중심으로 독감을 동반한 '다기관 염증(multi-system inflammation)' 증상이 보인다"고 경고했다.

NHS는 "어린이들에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염증성 감염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NHS에 보고된 소아환자는 12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며 심각한 증상을 보였다. 대다수의 환자는 가와사키병(18세 이하 소아에게 심장 이상을 초래하는 급성 열성 질환) 진단을 받았으며, 여러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을 나타냈다.

NHS는 "보고된 환자들은 공통으로 독성쇼크증후군(TSS, toxic shock syndrome), 비전형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세를 보였고, 혈액학적 소견은 중증 코로나19 소아환자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괴질증세가 나타난 어린이들은 고온과 저혈압, 발진, 호흡곤란 등을 동반하는 독성쇼크증후군과 비슷한 특징을 나타냈다. 일부는 복통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위장 증상과 심장의 염증을 보였고, 비정상적인 혈액 상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신체가 감염을 막으려다 감염에 압도했을 때 발생하는 증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NHS는 위 증상들에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어린이 괴질은 영국 뿐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스페인은 부모 동행을 조건으로 14살 어린이의 제한적 외출을 허용했다. 하지만 건강에 문제가 없던 어린이들이 희귀한 전신 염증 증상을 보여 입원하거나 숨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영국 등 보건 당국은 어린이 괴질과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의심하면서도 또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괴질 조사에 착수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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