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육아는 '인생 2막'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출산한 엄마들의 경우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생긴다. 열달 동안 기다리던 아이를 만나, 행복하기만 해도 모자랄 시간에 일부 엄마들은 생각지도 못한 무기력감에 휩싸이곤 한다. 산후엔 호르몬 균형이 불규칙해지면서 평범히 생활했던 여성들에게도 우울증이 올 수 있는 것이다.
30대 여성 김모씨는 출산 후 우울증이 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혼 전부터 남편과 싸운 적이 없었는데, 출산 후부터 남편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심지어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몹시 불편하다고 했다. 그는 "육아도, 집안일도 흐트러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도 퇴근하면 집안일과 육아를 돕지만, 성에 차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입에서 맴돌아도, 매일 출퇴근하느라 고생인 남편을 생각하며 불만을 마음속에 쌓아뒀다고.
김 씨는 "그렇게 쌓이다보니 남편 얼굴도 보기 싫을 지경"이라며 "아기가 자면 스킨십을 하는데 손길이 닿으면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부부관계를 하기도 싫다. 신혼때의 불꽃은 사라진지 오래다.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이런 감정이 드는 내 자신에게도 죄책감이 든다. 우리 부부만 그런건지 궁금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엄마가 많이 지쳐서 그런 것 같다", "출산하고 호르몬 변화도 오고 예민해져서 그런 것 같다", "아이가 좀 크면 다시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신혼초의 감정이 계속 유지될 순 없다. 대화로 남편과 잘 풀어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출산후 85%에 달하는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개 분만 후 2~4일 내로 시작되며 2주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자연소실 되지만 10~20%의 산모들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우울증이나 정신병을 경험하기도 한다.
산후우울증은 누구나 겪는 흔한 질병이고 상담과 진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는 질병이지만 많은 산모들이 방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의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산모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격려해주며, 아기를 돌보는 일에도 남편이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좋다. 또 산모가 즐겼던 취미나 활동을 다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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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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