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조국 정직한 사람" 정경심 발언 거짓말로 들통난 증언

입력 2020-04-29 17:33   수정 2020-04-29 17:35



"지금의 눈으로 보면 이상하게 보이고 저도 이상하게 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아이가 놀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이가 영어를 좀 잘하는 편이라 실험에 참석하고 난 뒤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연구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 것 같습니다."
(법무부장관 청문회 기자회견에서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 발언)

"저희 남편은 돈에 전혀 관심 없고 집에서 굉장히 정직한 사람입니다."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경심 교수의 발언)

"조 전 장관 딸은 2주간 실험을 주도할 시간적 여유도 기술도 없었습니다. 조 씨는 연구원 일원이라기보다는 연구원을 견학하고 단순한 일을 따라 해보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조 전 장관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공동저자가 법정에서 한 증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 모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의 공동저자가 법정에서 "조 씨가 기여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연구원 출신의 현 모 씨는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딸 조 씨의 스펙을 쌓아주기 위해 2007년 7~8월 조 씨의 한영외고 친구 아버지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게 부탁해 딸을 2주간 단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논문의 저자로 등재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지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영어 논문에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현 씨는 해당 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명으로 "논문과 관련한 실험은 전적으로 내가 했고 논문은 장 교수가 작성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해당 논문 공동저자가 증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조 씨는) 2주간 실험을 주도할 시간적 여유도 기술도 없었다"면서 "조 씨는 연구원 일원이라기보다는 연구원을 견학하고 단순한 일을 따라 해보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현 씨는 또 "(조 씨가 추출한)실험 데이터는 논문에 쓰지 않았다"며 "추출 결과를 데이터로 작성하는 법은 조 씨에게 알려준 적도 없고 그 모든 과정은 자신이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 5촌 조카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남편에 대해 "돈에 전혀 관심 없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저희 남편은 돈에 전혀 관심 없고 집에서 굉장히 정직한 사람”이라며 “그래서 ‘돈은 범동씨가 벌고, 남편은 명예밖에 모르는 사람이니 그렇게 갑시다’라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남편은 공직자 재산공개 전까지는 제게 돈이 있는지도 몰랐던 사람이고, 돈을 보내 달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내주던 사람”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후보자 시절 “고려대학교 입시와 관련하여 2009년 논문(단국대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거나, 논문 원문을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딸이 1저자로 등재된 논문이 대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청문회 과정에서는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에 대해 "저희 아이가 영어를 조금 잘하는 편이다. 연구성과와 실험성과를 영어로 정리한 기여를 크게 생각해 제1 저자로 해준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인터뷰를 쭉 보다 보니까 우리 아이가 놀랄 정도로 열심히 했다"면서 "실험에 참석하고 난 뒤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연구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조 전 장관은 각종 논란 끝에 법무부 장관 사퇴를 발표하는 와중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한지 20분 만에 팩스로 복직 신청서를 제출해 눈길을 끌었다. 복직 신청 다음날 결제되면서 조 전 장관은 2학기에 수업을 맡지 않았음에도 매월 세전 약 850만 원 가량의 월급을 받았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됨에 따라 복직 3개월만에 직위 해제됐다.

이 밖에도 조 전 장관이 청문회에서 "사모펀드는 처음 듣는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되고 새로 공부하게 됐다"는 발언도 도마위에 올랐다.

송언석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2년 대표적 사모펀드였던 론스타 관련 법조인 선언이 있었는데 이 선언에 조 후보자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며 “2012년에 금융노조 관계자와 만나 ‘론스타 문제를 잘 알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면서 펀드에 잘 모른다고 했던 조 전 장관 발언의 진실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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