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삼성전자처럼 많은 OPI(초과이익성과급)를 못 받는 걸까요."(삼성전기 한 직원) "삼성전자보다 매출·영업이익이 적지 않습니까. 삼성전기도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 삼성전자보다 많은 OPI를 받을 수 있습니다."(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30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경계현 사장이 지난 28일 대표이사(CEO) 취임 100일을 맞았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솔루션개발실장(부사장)을 맡았던 경 사장은 지난 1월20일 사장 승진과 동시에 삼성전기 대표로 옮겨왔다.
경 사장이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카메라모듈 등 주력 사업을 챙기는 것만큼 관심을 갖는 게 임직원들과의 소통이다. 취임 이후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임직원과의 대화'가 좋은 사례다. 경 사장은 취임 직후 임직원들로부터 230여개의 질문을 받아 생중계로 매주 답을 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질문을 받고 매주 임직원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모두 경 사장이 제안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질의응답엔 주력 제품 업황, 성과급 수준 등 경영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 포함돼있다. 예컨대 "회사 실적의 변동성이 큰데 해결 방안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경 사장은 "MLCC 시황과 가격에 대한 의존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가경쟁력을 높여야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취미 등에 대한 가벼운 질문도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근 후 집에 가셔서 주로 무엇을 하시냐"고 한 직원이 물었을 때 경 사장은 "부인과 함께 푹 쉰다"고 말했다. 한 팀장급 직원이 '젊은 후배들과 소통법'에 대한 노하우를 요청했을 땐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다. 후배들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할만한 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29일엔 경 사장이 임직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를 진행했다. 지난 1분기(1~3월) 실적과 성과, 반성할 점과 향후 과제 등을 직접 설명하고 올해 시장 전망을 알리는 자리다. 삼성전기는 1분기 매출 2조2245억원, 영업이익 164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보면 작년 4분기 대비해선 18.7% 늘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32.1% 줄었다. 경 사장은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통해 기술이 강한 회사로 도약하자"며 "코로나19로 인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했지만 목표는 반드시 달성한다는 믿음과 성공 경험 누적으로 세계 최고를 만들자"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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