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출범한 롯데ON, 2% 부족했던 점은…

입력 2020-04-30 17:46   수정 2020-05-01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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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 강자 롯데가 지난 28일 온라인쇼핑 통합 채널 롯데ON(롯데온)을 출범시켰다. G마켓, 쿠팡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에 맞서기 위해 2년간 준비한 야심작이다. 롯데온에 대한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2시간30분 동안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롯데온의 무엇이 사람들을 그렇게 끌어들였을까. 직접 앱을 내려받아 써봤다.

제일 매력적인 부분은 ‘추천’ 기능이었다. 취향을 몇 개 알려주기만 하면 취향 저격 상품 리스트가 화면 가득 떴다. 샤넬 화장품과 구찌 브랜드를 찜하자 고급 향수와 다른 명품이 추천 목록에 올라왔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이 이미 구매한 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과 달랐다. 이용자의 소비 수준과 취향을 복합적으로 분석한 서비스였다.

촘촘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였다. 원하는 장소에서 상품을 받아가는 스마트픽 서비스는 히트 예감작. 앱에서 롯데백화점 상품을 스마트픽으로 받겠다고 설정하자 집 근처 세븐일레븐 점포들과 롯데마트 매장이 표시된 지도가 떴다. 원하는 매장을 고르면 물건이 이곳으로 배달된다. 매장에 들러 가져가면 끝이다. 안전을 우려해 택배에 주소와 이름 쓰기를 꺼리는 1인 가구에 편리하다.

솔직함도 무기다. 인터넷 쇼핑에서는 제품을 직접 볼 수 없어 다른 소비자의 평가가 큰 영향을 미친다. 롯데온에서는 제품을 사고 후기를 쓰는 개인 회원 리뷰어끼리 찜할 수 있다. 매일 진행하는 ‘타임딜’에서는 홈쇼핑처럼 제품 판매 수량이 고스란히 공개된다. 이용자가 롯데온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몇 개나 팔렸고 평가는 어떤지 들여다볼 수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온이 e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등 7개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해 기존 온라인 쇼핑몰이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2년간의 준비를 거쳤지만 수요예측 실패로 첫날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고, 제품을 검색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창이 뜨기도 했다. 다음 화면으로 넘어갈 때 속도가 현저히 느린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추천 목록에 올라오는 상품이 계열사별로 중복된 것도 유기적 통합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였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온은 아직 베타버전 서비스”라며 “매일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앱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e커머스 관계자는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을 강화하는 것은 차차 보완하면 될 일”이라며 “가장 아쉬운 점은 수년간 공을 들여 시장에 진입했지만, 세상에 없던 획기적인 서비스는 이번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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