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해도 19% 줄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을 고려해도 애플, 화웨이,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업체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748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출하량은 583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180만 대)보다 19% 줄었다. 점유율은 21.2%로 1위를 유지했다.
애플은 중국 공장의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지난해보다 9% 줄어든 3920만 대를 시장에 공급했다. 점유율은 13%에서 14.3%로 되레 올랐다. 샤오미도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2750만 대를 판매했다. 점유율도 8.3%에서 10%로 높였다.
전자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급감한 2분기가 글로벌 1위 삼성 스마트폰의 위기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A는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3~4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삼성 스마트폰, 공들이던 인도서 샤오미·비보에도 밀렸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를,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내놓는다. 이 가운데 갤럭시S는 삼성전자가 새로 선보이는 기술을 가장 먼저 담는 전략 스마트폰이다. 이 제품의 흥행 여부가 그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실적과도 직결된다.
지난 3월 나온 갤럭시S20 시리즈는 제품 공개 당시 호평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전작인 갤럭시S10 대비 60~80% 수준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1일 갤럭시S20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35만원 인상했다. 요금제에 따라 공시지원금을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전략 스마트폰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2개월 만에 대폭 올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통신사에 공동 프로모션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반값 아이폰’으로 중저가 시장 공략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17% 줄어든 2억7480만 대다. SA가 2008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상위 5개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21.2%의 점유율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삼성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출하량이 19% 줄어든 데 비해 애플은 절반 수준인 9% 감소에 그쳤다. 중국 샤오미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스마트폰을 팔며 선전했고, 오포의 출하량 감소폭도 삼성보다 낮은 11%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2017년 이후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회사 간판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량은 누적 7000만 대 이상 팔려나간 갤럭시S7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한 애플은 지난 몇 년 동안 대화면 제품을 내놓는 등 라인업을 다변화하면서 삼성전자에 대응했다. 작년 9월 선보인 아이폰11 시리즈는 아이폰11(6.1인치), 아이폰11프로(5.8인치), 아이폰11프로 맥스(6.5인치) 등 3개 제품으로 나왔다. 확고한 ‘마니아’를 확보한 덕에 불황 여파도 덜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22% 줄었지만 애플은 감소폭을 1%로 막아내며 ‘선방’했다.
애플은 중저가 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해 지난달 ‘반값 아이폰’ 아이폰SE를 내놨다. 아이폰11과 같은 A13 바이오닉 칩셋을 장착한 대신 다른 하드웨어 성능을 대폭 낮춰 3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도시장 점유율 3위로 추락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선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경쟁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속속 늘리고 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에 최대 규모 스마트폰 공장을 짓는 등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2017년까지 줄곧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2018년 샤오미에 뒷덜미를 잡히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올 1분기에는 중국 비보에까지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샤오미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을 6% 늘리며 점유율 30%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는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고 저가정책을 통해 소비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 등 고가 제품을 유통채널에 넘기면서 실적 면에선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의 1분기 평균 판매 단가(ASP)는 266달러(약 32만원)로 지난해보다 10.8% 늘어났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2조6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먹구름 속에 놓여 있는 2분기 시장이 글로벌 1위 삼성 스마트폰의 순항 여부를 판단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는 미국, 유럽 등지의 오프라인 매장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수요 감소와 생산기지 가동 중단 등 수요·공급 모든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 기업들조차 연이어 올해 시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29일 열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수요 감소폭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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