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세계 8400여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40% 감소한 4400억달러(약 538조5600억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매년 증가해 왔던 기업 이익이 2015~2016년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지역별로는 일본과 유럽 기업들의 순익이 각각 78%, 71% 급감했다. 반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미국과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기업들의 순익은 각각 36%와 26% 줄어드는데 그쳤다. 일본과 유럽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소재, 에너지 부문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미국은 정보통신(IT), 제약, 헬스케어 기업들의 선전 덕분에 전체적인 실적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전세계 158개 자동차 회사들의 1분기 순익은 조업중단의 영향으로 85% 격감했다.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한 2분기에는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외출제한 여파로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종의 순익도 20% 이상 줄었다.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크게 받은 항공업계에서는 전세계 73개 항공사가 58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IT와 통신, 의료 부문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클라우드서비스와 화상회의 이용이 늘어난 덕분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 순익(108억달러)을 올렸다. 의약품과 위생용품 사재기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면서 존슨앤드존슨의 순익도 55% 늘었다.
전세계 주요기업들의 순익은 2분기에도 40%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일본과 유럽의 감소폭이 50~60%로 큰 반면 가장 먼저 경제활동을 재개한 중국은 12% 줄어드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기업들의 수익 감소폭은 3분기 들어서야 한 자릿수로 진정되지만 코로나19의 수습이 장기화하면 다시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세계 주요 기업이 모두 적자를 기록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기업들이 일부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실적 악화가 투자 및 고용 축소로 이어져 경기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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