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기대 이하를 성적표를 받아든 국민의당이 혁신준비위원회를 본격 가동시키며 '재출발'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미래통합당 등 야권을 향해 '합동 총선평가회'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안 대표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혁신준비위 제1차 전체회의 및 총선평가회'에 참석해 "각각의 정치를 지향하되, 합동 총선평가회를 통해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과제를 함께 공유하고 혁신 경쟁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야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면서 "이것은 제가 총선 전부터 주장해 온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의 단순 통합논의로는 문제를 풀어갈 수 없고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도 어렵다"라면서 "진보 대 보수라는 진영 대결은 묶인 족쇄를 스스로 더욱 단단하게 조이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저는 총선 전에도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진보 대 보수의 일 대 일 대결은 보수가 백전백패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라면서 "혁신 경쟁을 통해 야권 전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혁신적으로 변화한 야권이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마음을 선도해 나갈 때만이 국민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며 "지금은 모든 것을 버리고 백지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야권이 혁신하지 않으면 여당의 권력 유지를 위한 폭주와 전횡을 막기 힘들 것이라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라면서 "국민의당도 각오를 더욱 새롭게 하고 새로운 시대와 환경을 능동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많은 분들이 이번 선거는 '여당이 이긴 것이 아니라 야당이 진 것이다'라고 말씀들을 한다"라면서 "저는 이러한 지적과 분석에 야권의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통합당의 자중지란과 관련해선 "안타깝게도 선거참패 후에도 야권에서 자성과 혁신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라면서 "지금 국민들에게 왜 졌는지 고민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야당의 모습, 앞으로 무엇을 하고 어떻게 2년 후를 준비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3석을 확보한 총선 성적표와 관련해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양당 구도 심화 속에서 그리고 지역구 후보가 없다 보니 극히 제한된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모든 구성원들은 최선을 다했다"라면서 "국민들께서는 창당 두 달도 되지 않는 국민의당을 원내정당으로 만들어 주셨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국민의당에 주신 소중한 표심은 향후 한국 정치를 변화시키고 야권을 혁신하는 소중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면서 "그리고 저희에게 표를 주지 않으신 유권자분들의 마음까지 헤아려서, 그분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의 이 같은 제안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야권의 혁신"이라며 "통합 문제는 혁신 이후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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