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이나 청약금 필요없이 추첨을 통해 아파트 당첨자를 선정하는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줍고 줍는다의 속어)에 수만명이 몰렸다. 앞으로는 예비당첨자 비율이 늘면서 이러한 무순위 청약이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서다.
5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수원시, 의정부시 등 3곳에서 모집한 무순위 청약에 2만4810명이 몰렸다. 2곳은 계약포기자와 부적격자 등으로 인한 포기물량이 나와서 시행한 사후 무순위 청약이었고, 1곳은 사전 무순위 청약이었다.
하남시 위례신도시 A3-10블록 중흥S-클래스에서는 전용 172㎡의 펜트하우스 2가구가 나왔다. 신청자는 무려 4043명이었다. 경쟁률은 2021.5대 1을 나타냈다. 신청자격은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년은 누구나 가능했다.
이 주택형은 분양가가 15억9000만원으로 대출이 불가능하다. 애초부터 2가구가 나왔다. 1순위에서 해당지역과 기타지역을 합쳐 43명이 지원했지만, 계약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이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482-2번지 일대에 공급하는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에는 1만34명이 접수했다. 전용 39~84㎡까지 21가구를 모집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84㎡A형에서 나왔다. 11가구를 뽑는데 6441명이 지원해 585.5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만19세 이상의 성년자로서 수원시 거주자만 가능했다. 1인 1건만 청약가능하고 중복청약 시 모두 무효 처리됐다.
이들 2개 단지는 지난 2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될 무렵 분양이 진행됐던 곳이다. 두 곳 모두 당시에는 생소했던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통해 청약접수자를 받았다. 계약시기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때였다. 때문에 부적격 당첨자나 청약포기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무순위 청약이 더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16일부터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예비당첨자 비율이 40%에서 300%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사실상 마지막 '줍줍'이다보니 수만명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이미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작년 5월부터 예비당첨자를 전체 공급물량의 500%까지 선정하고 있다. 예비 당첨자의 비율이 확대된 후, 서울에서 사후 무순위 청약이 나온 곳은 일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을 제외하고는 한 군데도 없었다.
물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청약시장이 지금과는 달리 침체로 들어선다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미분양과 미계약이 속출한다면, 예비당첨자가 늘어났어도 줍줍 물량은 쏟아질 전망이다.
한편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은 단지도 있다. 롯데건설이 의정부 가능1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포레’다. 총 1만733건이 접수됐는데, 일반분양 가구수가 326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관심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단지는 오는 7일 1순위, 8일에 2순위 청약접수를 각각 받을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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